
고통 없이 허리를 슬림하게 만들며
복부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는 시술이
과연 가능한 이야기일까?
글/ Emily Listfield
여자들이 갖고 있는 환상 중 하나는 다이어트나 힘든 운동 혹은 고통스러운 수술 없이 자연스레 허리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다. 노력과 고통 없이 날씬해지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날씬한 허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여자들이 집착하는 미의 기준이다. 중세시대에는 코르셋으로 허리를 힘껏 조여 마치 모래시계처럼 잘록한 실루엣을 만드는 데 집착했고, 복대나 거들은 한때 엄마들의 필수품이었으며, 보정 속옷으로 잘 알려진 스팽스는 여자라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날씬한 허리 라인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가 이제 보정으로 만족하는 단계를 넘어서면서 자연스레 의학적 시술로 이어지며 발전하게 됐다.
흔히들 가장 쉽게 떠올리는 다이어트 시술은 ‘지방흡입술’이다. 지방흡입술은 불만족스러운 비율이나 비정상적으로 뚱뚱한 사람들이 수술을 통해 몸의 지방을 없애는 방법. 하지만 고통스럽고 위험한 데다 병적인 비만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방법이기 때문에 좀 더 예뻐지기 위해 약간의 변화만 원하는 사람에겐 맞지 않다. 그렇다면 역시 친숙한 ‘카복시’는? 지방분해주사(PPC)와 더불어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도 다이어트에 일가견 있는 클리닉이라면 대부분 갖추고 있는 시술 프로그램이다. 풍선에 바람을 넣듯 피하지방에 주사 바늘을 꽂은 후 그 바늘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데 이렇게 하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서 셀룰라이트가 줄어들고 지방이 분해된다. 탄력을 잃은 피부를 쫀쫀하게 만드는 데도 아주 효과적인 시술이지만 지방이 분해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며 가장 큰 단점은 몸 속에 이산화탄소가 들어갈 때 통증이 심하다는 것. 물론 고통을 느끼는 정도에 개인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기 때문에 악명(?)이 높다. 또, 주사 부위에 생기는 멍 자국은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을뿐더러 ‘시술 받은 여자’라는 낙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문에 요즘에는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며 다른 시술의 효과를 높여주는 보조 역할 정도로 쓰인다. 지방분해주사(PPC) 또한 10년 전, 큰 인기를 끌었지만 몸에 남는 멍 자국과 수시로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잊혀져가는 시술.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시술은? 먼저 ‘심부열 지방파괴술’이 있다. 이 시술은 아프지 않고 안전한 방향으로 향하는 다이어트 시술 트렌드와 부합한다. 일반 고주파와 달리 피부를 보호하며 피하지방의 온도를 40℃까지 올려 지방 세포막을 깨트리는 방법인데 이렇게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피부 속에 콜라겐이 생성돼 탄력이 높아지고, 파괴된 지방은 소변과 땀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출된다. 청담 브랜뉴 클리닉의 박준선 원장은 “통증이 없고 바늘 등이 들어가는 시술이 아니기 때문에 부기나 멍이 생기지 않습니다. 쉽게 빠지지 않는 뱃살이나 허벅지, 팔, 엉덩이의 지방과 셀룰라이트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 시술은 고통 없이 시술할 수 있지만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냉동지방파괴술’ 또한 요즘 주목 받는 시술. 열을 이용하는 심부열 지방파괴술과 반대로 이 시술은 지방을 차갑게 얼려서 분해한다. 지방 세포가 차가운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연 괴사 상태가 되며 살이 빠지는 원리. 이때 사용하는 저온 에너지는 지방 세포만 냉각해서 위험 부담이 적다. 하지만 이 시술은 약 50일 정도 후에나 효과를 느낄 수 있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시도해야 한다.
한방에서도 복부 다이어트에 대한 시술을 만날 수 있다. ‘산삼 비만 약침’은 산삼과 사향, 웅담, 우황을 배합한 약침을 다이어트가 필요한 부위에 직접 주입시켜 지방을 분해한다. 대한면역약침학회가 연구 개발한 이 시술은 비교적 안전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술. 셀룰라이트는 줄이고 탄력을 높여주는 매선침과 함께 시술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아직 국내에선 만나볼 수 없지만 미국에서 가장 핫한 복부 다이어트 시술로 떠오르는 ‘뱅퀴시(Vanquish)’도 화제다.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의 임상피부과 지도연구원이자 부교수인 데이비드 맥대니얼은 “수많은 지방 제거 기술을 봐왔지만 몇몇 시술의 과정은 지나치게 고통스럽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작은 진공 기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국소 부위의 체지방에만 효과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뱅퀴시는 이 모든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있어 주목하고 있죠.”라고 설명했다. 이 시술은 큰 부위를 균일하게 케어할 수 있는 데다 효과가 빠르고 통증이 거의 없으며 시술 과정이 편안하기 때문.
뱅퀴시는 무선주파수를 사용해 피부나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고 세포를 죽일 수 있을 정도의 미세한 열을 가해 지방 세포가 많은 복부와 허리 라인을 집중적으로 다듬는다. 피부에 바늘이나 메스를 대지 않아 흉터도 남지 않으며 짧은 시술 시간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까지.(한 세션 당 30분으로 가격은 약 $450~800 사이며 네 개의 세션을 권장한다.) 단, 무선주파수가 뼈에 가까이 다다르면서 생기는 ‘열점’을 주의해야 하는데, 뱅퀴시는 원래 근육 회복과 치료를 위한 심부 조직 기기로 올해 초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몸매 관리 효과가 부각되며 그에 관한 연구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미국 FDA는 뱅퀴시가 지방 제거를 위한 전용 기기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연구 결과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그 예로 최근 프라하에서 복부에 군살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시행한 연구에서 2주 이내에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시술 8주 후 허리 둘레가 평균 2.23인치나 줄어들었다고. We클리닉 조애경 원장은 “슬림한 허리 라인을 만드는 데 뱅퀴시는 훌륭한 다이어트 보조 역할을 기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술은 시술일 뿐이란 걸 잊지 마세요. 지방 흡입처럼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 있어요.”라고 당부했다. 뉴욕의 피부과 의사 패트리샤 웩슬러 또한 조애경 원장과 같은 의견.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 대신 현재 자신의 몸무게에서 10퍼센트 정도만 감량하길 원하며 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여자들에게 적합한 시술이에요.”라며 시술 후에도 몸무게를 유지하도록 스스로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일 시술을 받은 후 야식과 폭식을 반복한다면 지방은 배가 아닌 또 다른 곳에 다시 쌓일 테니까.
슬림하고 굴곡진 몸매가 미의 기준으로 자리한 이상 다이어트 시술은 끊임없이 발전할 거다. 고통을 참아가며 받아야 했던 다이어트 시술이 멍 자국조차 남기지 않을 만큼 진화한 것처럼. 그리고 그 시술들은 더 나은 모습을 만드는 일종의 자기발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말처럼 아무리 안전한 시술이라도 반복하면 몸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맹신하고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식단 조절과 운동처럼 건강한 노력을 기울인 뒤, 가장 마지막 단계에 시도하는 선택이어야 한다!
번역/ 하주희 에디터/ 박규연